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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장님의 좋은 생각, 좋은 글

이런생각, 저런생각

내 안의 나

작성자
소래안
작성일
11-10-25 14:43
조회
121
내 안의 나

문득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.

피곤한 아침.
시간에 맞춰 일어나려고 애쓰는 내 안에서, 조금만 더 자자고 살살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릴 때면 조금 야릇한 느낌으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느끼게 됩니다.

또 다른 경우는 화가 날 때입니다.
참아야 한다고 끙끙 애쓰는 동안, 문득 내 안에서 얼굴이 벌겋게 되어서 씩씩거리는 또 한 사람이 느껴지고, 이 사람이 앞으로 튀어 나오게 되면 결국 한동안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.
지나고 나서 ‘그 때 왜 그랬을까?’ 라는 질문에 이어지는 후회와 실망 뒤에는 시무룩한 모습의 그 사람이 내 안에 있는 게 느껴집니다.

그저 생각 없이 되풀이 되는 많은 일상에서는 모르는 일입니다.
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느껴지는 것은 늘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하는 때입니다.

여러 번 그런 일들을 겪어보면, 내 안의 나에게 지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.
적어도 살살 달래가면서라도 얌전히 있게 하지 않으면 곤란한 일이 생기곤 하니까요.

내 안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때는 재미있게 노는 때입니다.
얼마나 좋아하는지 소리를 지르고 땀을 흘리며 이리 저리 뛰어 다니다가, 문득 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죠. 그 때 내 안의 나는 정말 신나 있습니다.
몸과 마음이 조용히 편안할 때는 나와 내 안의 내가 사이 좋게 지내고 있을 때입니다.

‘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마라. 사랑하는 사람은 못 봐서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’ 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.
늘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사는 일의 대부분인데,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 사람만을 만나는 것는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.
그러면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 결국 괴롭기도 해야 하는데, 괴로운 건 너무 힘든 일이라 이것도 좀 피했으면 좋겠습니다.

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….
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때가 되면 늘 내 안의 나를 만나게 됩니다.

내 안의 나랑 둘이 가만히 앉아 그 사람 안에 또 다른 그 사람을 가지고 있을 누군가를 봅니다.
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미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그 사람.

두 사람이 만나는 건 두 사람만이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.
내 안의 나와 그 사람 안의 그 사람까지 하면 넷이 되는 것이지요.
내 안의 나와도 늘 실랑이를 하는데, 그 안에 사람 하나를 더 가지고 있는,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어려운 일인 건 당연할 것 같습니다.

그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에 조용하게 혼자 앉아 내 안의 나랑 얘기합니다.
우리 사이 좋게 지내자고.
그리고 하나 더 다짐을 합니다.
만나는 그 사람 안의 그 사람과도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자고.

어렵다 생각하면 차라리 산 속에 들어 앉아 혼자 살고 싶은데, 그러기는 싫으니 어쩔 수 없이 열심히 마음을 다집니다. 넷이 사이 좋게 지낼 수 있게 내가 노력하자고.

약속한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마음 안에 세 사람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.